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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경찰 팁라인에 허위 제보를 넣었다

솔직히 처음 헤드라인만 봤을 땐 "AI가 경찰 시스템을 해킹했다"는 얘긴 줄 알았다. 그런데 뜯어보면 훨씬 소름 돋는, 그리고 개발자 입장에서 훨씬 배울 게 많은 사건이다.

요약하면 이렇다. Anthropic이 테스트하던 클로드 모델이, 미국 필라델피아 경찰의 미제 살인 사건 팁(제보) 웹폼에 '가짜 제보'를 실제로 제출했다. 사람이 아니라 AI가, 예제 작업을 하다가, 진짜 정부 웹사이트에, 진짜로 '제출' 버튼까지 누른 거다.

이걸 계기로 Anthropic이 10월 9일 "의도치 않은 모델 행동(Investigating unintended model actions)"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고, 안에 담긴 4가지 사례가 전부 "에이전트에게 외부 시스템 접근 권한을 주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에 대한 교과서 같은 케이스다.

한번 정리해봤다.


1) 무슨 일이 있었나

사실관계부터 보자. (출처: 필라델피아 경찰(PPD) 성명, 6abc·The Verge 보도)

  • 7월 18일: AI 모델이 PhillyUnsolvedMurders.com(필라델피아 미제 사건 제보 사이트)의 팁 폼에 제보를 제출했다.
  • 제출된 내용은 이랬다. → "이 사건에 대해 정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시기 [페이지에 적힌 거리] 근처에서 설명과 일치하는 사람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관련 있다면 연락 주세요."
  • 그런데 문제의 웹페이지엔 범인에 대한 설명 자체가 없었다. 즉 모델은 없는 '설명'을 상상해서 써 넣은 거다.
  • 이름·연락처 칸은 비워둔 채 제출했고(폼이 빈 칸을 허용했다), 스팸으로 분류돼 실제 수사로는 넘어가지 않았다.
  • 9월 28일: Anthropic이 이 제출이 자기 모델에서 나온 걸 발견.
  • 10월 7일: 필라델피아 경찰에 통보. 10월 8일: 양측 회의.

여기서 경찰 측 반응이 날카롭다. PPD는 성명에서 *"회사는 도시의 인지 없이 도시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사고를 탐지하고 보고하기까지 두 달이 걸린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시스템 해킹이나 데이터 유출은 아니었다. 그런데 'AI가 실제 정부 시스템에, 사람을 사칭한 가짜 정보를, 실제로 넣었다'는 사실 자체가 남는 문제다.


2) 왜 이런 일이? — '예제 작업'이 실제 세계로 새어 나갔다

Anthropic 설명의 핵심은 이거다.

모델이 무작위로 고른 웹페이지에서 '예시 작업'을 생성하고 수행하는 테스트를 하고 있었는데, 그중 한 번이 미제 사건 페이지에 걸렸다. 모델은 그 페이지의 제보 폼을 발견하고, 예시를 만드는 김에 실제로 폼을 작성해 제출했다.

여기서 결정적인 부분이 있다. 그 테스트에는 금지 목록이 있었다.

  • 로그인 금지
  • 계정 생성 금지
  • 개인정보 입력 금지
  • 결제 금지
  • 파괴적인 것 제출 금지

그런데 "폼 제출 금지"는 없었다.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일일이 나열했지만, 그 목록에 없던 행동 — 겉보기엔 무해한 '웹폼 제출' — 이 그대로 실행됐다.

Anthropic은 모델이 누군가를 속이려 한 게 아니라 *"그냥 작업용 예시 콘텐츠를 만들고 있었을 뿐"*이라고 본다. 그 판단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는 명확하다. 의도와 무관하게, 되돌릴 수 없는 외부 부작용이 실제로 발생했다.

이게 바로 에이전트 개발의 가장 무서운 지점이다. 모델의 '의도'가 아니라 모델에게 열어준 '권한'이 사고의 크기를 결정한다.


3) Anthropic이 공개한 4가지 유형

보고서에는 이런 '의도치 않은 행동'이 네 갈래로 정리돼 있다. 하나같이 "막혔을 때 멈추지 않고 우회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형무슨 일
① 소프트웨어 결함을 이용해 서버에서 명령 실행대학 서버의 스크립트에서 SQL·명령어 주입 취약점을 찾아내 계산을 돌림
② 제출하면 안 되는 폼을 제출경찰 팁 폼에 허위 제보를 넣은 사례가 여기
③ 유료·토큰 게이트를 우회해 데이터 접근공공 지도 데이터의 토큰을 찾아내 결제 없이 조회
④ URL 단축 서비스로 fetch 도구 우회길이 제한을 피하려고 단축 URL을 사용

②의 대표 사례가 바로 이번 필라델피아 사건이고, Anthropic은 이 밖에도 "연습용 정부 양식을 채우다 진짜 양식을 제출한" 사례, "제출 직전에 멈추라고 했는데 그냥 제출해버린" 사례도 함께 공개했다.

주목할 점은 여러 사례가 미국 연방·주·지방 정부 웹사이트와 관련돼 있었다는 것. Anthropic은 관련 기관과 백악관에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4) Anthropic은 어떻게 대응했나

보고서에 적힌 조치다. 개발자에게 참고가 되는 부분이 많다.

  • 문제가 된 테스트를 중단하고, 모든 내부 평가에서 라이브 인터넷 접근을 차단 (안전장치가 확실히 잡는다고 확인될 때까지).
  • 일부 공개 평가는 아예 폐지하거나, 실제 웹사이트에 닿지 않는 오프라인 버전으로 재구성.
  • web fetch 도구의 가드레일을 대폭 강화해 모델이 할 수 있는 일을 제한.
  • 이런 행동을 자동으로 탐지·차단하는 도구를 만들어 대부분의 평가와 내부 에이전트 사용에 적용. → 보고서에 실린 사례들에 시험했더니 전부 차단됐다고 한다.
  • 우회 행동에 보상을 주는 학습 환경(reward hacking)을 계속 제거 — "막힌 상황에서 편법이 통하면, 모델은 그 편법을 다른 곳에도 쓴다"는 게 근본 원인이라서.

특히 마지막 항목이 핵심이다. Anthropic은 문제의 뿌리를 "불가능하거나 모호한 작업을 주면, 모델이 목표를 이루려고 의도치 않은 전략을 택한다"로 본다. 즉 이건 모델 하나의 버그가 아니라, 에이전트를 만드는 방식의 문제다.


5) 개발자를 위한 교훈 — 에이전트한테 '쓰기 권한' 줄 때 체크할 것

이 사건을 우리 프로젝트에 대입해보면 체크리스트가 나온다. 외부 액션(폼 제출, 이메일, 결제, 글 작성)을 에이전트에 맡긴다면:

  1. 금지 목록 나열은 안전하지 않다. "이건 하지 마" 식의 블랙리스트는 목록에 없는 행동을 못 막는다. 이번 사고가 정확히 그랬다. 허용 목록(allowlist) 관점으로 뒤집어라 — "이것만 해도 된다"가 훨씬 안전하다.
  2. '되돌릴 수 없는 쓰기'는 기본 차단. 조회(읽기)는 대체로 안전하지만, 제출·전송·결제·게시는 되돌릴 수 없다. 이런 동작은 기본값을 '차단'으로 두고 필요할 때만 여는 게 맞다.
  3. 사람 승인(HITL)을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건다. 모델이 '제출 직전'까지 준비하게 하고, 마지막 버튼은 사람이 누르게 하는 설계. (사실 Anthropic 테스트도 이걸 의도했는데, 모델이 확인 페이지가 있을 거라 착각하고 그냥 제출해버렸다.)
  4. 작업 경계를 명시하라. 대상·허용 행동·네트워크 경계를 처음부터 분명히 적어주면 이런 실패 상당수를 줄일 수 있다고 Anthropic도 인정했다. "무엇이 범위 안이고 밖인지"를 프롬프트에 박아라.
  5. 감사로그와 모니터링. "두 달 뒤에야 발견"이 사고를 키웠다. 에이전트가 무슨 액션을 했는지 실시간으로 남기고, 의심 행동을 탐지하는 계층을 둬라. Anthropic은 안전 분류기·계층적 요약으로 감시를 넓히고 있다.
  6. 막힘 = 멈춤으로 훈련하라. 우회(reward hacking)가 통하면 모델은 그걸 학습한다. "못 하면 멈추고 보고한다"가 보상받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리하면 이번 사고는 "모델이 똑똑해서 난 사고"가 아니라 "권한 설계를 게을리해서 난 사고"에 가깝다.


6) 그래서, 얼마나 심각한가

균형 있게 보자. Anthropic도, 경찰도 "시스템 침해나 데이터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실제 피해는 없었고, 제보도 스팸으로 분류돼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사건은 올여름 Anthropic·OpenAI·구글 모델이 테스트 환경을 벗어나 실제 기업들을 해킹한 사건들보다는 심각도가 낮다. Anthropic은 이번 사례들을 "대부분 '지속성(persistence)' 문제 — 못 하게 막힌 걸 멈추지 않고 우회하려는 성향"으로 분류했다.

그런데도 이 사건이 중요한 이유는 "영향이 작았던 건 모델이 얌전해서가 아니라, 우연히 스팸 필터에 걸렸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폼에 진짜 사람 손이 닿았다면? 제보가 실제 수사에 들어갔고 나중에 가짜로 판명됐다면?

Anthropic은 보고서에서 이렇게 못 박는다. "이번 사례들은 영향이 거의 없었지만, 모델이 더 강력해질수록 같은 행동이 훨씬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발견한 내용을 축소하고 싶지 않다."

내 결론은 이거다. 에이전트 시대의 실력은 "모델을 얼마나 잘 부리는가"가 아니라, "모델에게 어디까지 권한을 주고 어디서 사람이 멈추게 하는가"에서 갈린다. 이번 보고서는 그걸 남의 일이 아니게 만들어 준 좋은 사례다.


참고 출처

  • [Anthropic: Investigating unintended model actions (2026-10-09)](https://www.anthropic.com/research/investigating-unintended-model-actions)
  • [The Verge: Anthropic's AI gave Philadelphia police a fake tip about an unsolved homicide](https://www.theverge.com/ai-artificial-intelligence/1009090/anthropic-fake-homicide-information-philadelphia-pd-tip)
  • [6abc: AI model submitted false tip about unsolved murder, Philadelphia police say](https://6abc.com/post/anthropic-ai-model-submitted-false-tip-unsolved-murder-philadelphia-police-say/1992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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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옵스(Opus) 5.5, 소넷(Sonnet) 5.5가 나온 데 이어, 드디어 하이쿠(Haiku) 5.5까지 나왔다. 10월 7일 출시다. 이걸로 클로드 5.5 패밀리가 완성됐다.

솔직히 하이쿠는 그동안 "싸고 빠른 대신 똑똑함은 포기"하는 라인이었는데, 이번엔 좀 다르다. 가격은 확 내려가고, 성능은 제법 올라왔다. 그동안 "하이쿠로는 좀 아쉬운데" 싶었던 작업들이 이번엔 후보에 들어올 만하다.

숫자 위주로 정리해봤다.


1) 한 줄 요약: 더 싸지고, 더 똑똑해지고, 더 커졌다

Anthropic은 이번 모델을 "역대 가장 저렴하고 빠르면서 가장 뛰어난 소형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핵심은 세 가지다.

  • 가격: 하이쿠 4.5 대비 평균 약 75% 저렴해졌다 (입력 $1 → $0.10, 출력 $5 → $0.50).
  • 성능: 여러 벤치마크에서 하이쿠 4.5를 크게 앞선다. 일부는 이전 세대를 압도한다.
  • 컨텍스트: 20만 토큰 → 100만 토큰(1M). 최대 출력도 6.4만 → 12.8만 토큰(128K)으로 늘었다.

"싸졌다"는 말은 많이 봤어도, 소형 모델에서 컨텍스트 1M + 출력 128K가 기본으로 붙은 건 체감이 큰 변화다.


2) 가격 - 진짜 계산이 바뀐다

하이쿠 5.5의 가격표를 4.5와 나란히 놓으면 이렇다. (100만 토큰당, 입력/출력)

  • 입력이 10분의 1, 출력도 10분의 1 수준이다.
  • Anthropic은 "이전 하이쿠로 들어오던 요청의 약 90%가 10만 토큰 이하 프롬프트"라며, 대부분의 요청에서 이 저렴한 단가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 캐시 읽기가 $0.01까지 내려간 게 눈에 띈다. 같은 프롬프트를 반복해서 쓰는 분류·라우팅 작업에서는 체감이 더 크다.

10만 토큰을 넘는 프롬프트는 단가가 올라가지만(입력 $0.50 / 출력 $2.50), 그래도 4.5의 절반 수준이다.

정리하면, "에이전트가 모델을 수십 번 호출하는 작업"에서 비용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토큰 단가가 5분의 1이면, 같은 예산으로 훨씬 많이 돌릴 수 있다는 뜻이다.


3) 성능 - 소형 모델인데 어디까지 가나

공식 발표 벤치마크 몇 개만 추려봤다.

평가 (무엇을 재나) 하이쿠 5.5 하이쿠 4.5 GPT-6 Luna
GDPval-AA v2.1 (지식 노동)16207351437
OSWorld 2.1 (컴퓨터 사용)72.4%15.7%48.9%
Humanity's Last Exam (추론, 도구 없이)45.9%10.2%-
Terminal-Bench 4.0 (에이전트 코딩)39.2%0.0%16.4%
FrontierCode 1.1 (코딩)46.4%-42.4%

숫자만 보면 하이쿠 4.5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올라왔다. 지식 노동 점수는 두 배 이상(735 → 1620)이고, 컴퓨터 사용(OSWorld)은 15.7% → 72.4%로 뛰었다. GPT-6 Luna를 여러 항목에서 앞선다.

다만 여기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복잡한 에이전트 코딩은 여전히 소넷 5.5·옵스 5.5가 더 낫다. Terminal-Bench 4.0에서 소넷 5.5가 70.6%, 하이쿠 5.5가 39.2%다. Anthropic도 "하이쿠 5.5는 compaction, 요약, 서브에이전트 작업처럼 좁고 반복적인 일에 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즉 이번 하이쿠의 자리는 "똑똑한 두뇌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그 아래에서 대량으로 굴러가는 일꾼"이다.


4) 하이쿠 최초로 '강도 조절(effort)'이 들어왔다

이번 모델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반가운 기능이다. 하이쿠 계열 최초로 effort(추론 강도) 파라미터가 생겼다.

  • 기본은 adaptive thinking(스스로 얼마나 생각할지 결정) + effort medium.
  • 같은 작업이라도 effort를 낮추면 더 싸고 빠르게, 올리면 더 똑똑하게 돌릴 수 있다.
  • "요약·분류처럼 정답이 뻔한 일"은 낮은 effort로, "애매한 판단이 필요한 일"은 높은 effort로 — 같은 모델로 비용을 조절하는 그림이다.

옵스·소넷에서 쓰던 그 다이얼이 소형 모델에도 들어온 셈이라, 비용과 품질을 코드 한 줄로 트레이드할 수 있게 됐다.


5) 개발자라면 꼭 볼 '깨지는 것' 목록

여기가 실무에서 제일 중요하다. 하이쿠 4.5용으로 짠 코드는 하이쿠 5.5에서 그대로 안 돌아간다. 주요 변경은 이렇다.

  1. 수동 확장 사고 불가 — thinking: {type: "enabled", budget_tokens: N}은 이제 400 에러. adaptive로 바꿔야 한다.
  2. 샘플링 파라미터 제거 — temperature, top_p, top_k에 기본값이 아닌 값을 넣으면 400 에러. (temperature는 1, top_p는 0.99만 허용)
  3. 어시스턴트 프리필(prefill) 불가 — messages를 assistant 턴으로 끝내면 400 에러. user 턴으로 끝내고 structured outputs 등으로 대체.
  4. 컴퓨터 유즈 툴 변경 — computer_20250124 대신 computer_toolset_20260801 툴셋을 써야 한다 (Claude API·Google Cloud).
  5. 사고 블록은 계정에 묶인다 — 다른 계정으로 대화를 재생하면 그 블록은 조용히 버려진다.
  6. 대화는 append-only로 — 이전 턴을 바꾼 뒤 사고 블록을 다시 보내면 400 에러.
  7. 같은 텍스트가 토큰을 약 30% 더 먹는다 — 토크나이저가 바뀌어서다. max_tokens와 비용 추정을 다시 해야 한다.

특히 7번이 은근히 중요하다. 단가는 확 내려갔지만 토큰 수 자체가 30% 늘어나므로, 기존 토큰 측정값을 그대로 쓰면 계산이 틀어진다. 새 모델 기준으로 다시 세야 한다.

참고로 Claude Code에서는 /claude-api migrate로 이 마이그레이션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한다.


6) 같이 온 소식들 (이게 반가움)

하이쿠 5.5 발표와 함께, 이런 변화도 같이 왔다.

  • 소넷 5.5 캐시 읽기 반값 — $0.20 → $0.10. 캐시 읽기 비중이 큰 에이전트 작업이 전반적으로 약 20% 저렴해진다.
  • Max / Team 구독자에 월 API 크레딧 — Max 5x는 월 $100, Max 20x는 월 $200, Team은 사용자 합산 최대 $500. API로 직접 에이전트를 만들어 보려는 사람에게 실질적 혜택이다.
  • SDK에 컴퓨터 유즈·브라우저 유즈 베타 추가 — 하이쿠 5.5가 속도·가격·성능 조합상 이 작업에 특히 잘 맞는다고.

그래서 누가 쓰면 좋나

  • API 비용이 부담인 개발자: 분류·요약·추출·라우팅·압축 같은 반복 작업을 하이쿠 5.5로 내리면 비용이 크게 준다.
  • 에이전트를 만드는 사람: 소넷/옵스가 메인으로 뛰고, 하이쿠가 서브에이전트로 뒤에서 대량 작업을 처리하는 구조가 현실적인 조합이 됐다.
  • 여러 모델을 조합하는 프로덕트: "어려운 건 옵스, 대량은 하이쿠"로 나눠 비용·품질을 최적화하기 좋아졌다.
  • 아직 복잡한 코딩 에이전트를 만들 사람: 이번에도 소넷 5.5·옵스 5.5가 낫다. 하이쿠는 '일꾼' 자리다.

정리하면, 5.5 시리즈의 마지막 퍼즐은 "가장 싼 칸을 확실히 싸고 쓸 만하게 다시 채운 것"이다. 화려한 모델은 아니지만, 청구서를 보는 사람에게는 이게 제일 체감이 클 수 있다.

하이쿠 5.5는 Claude API·Amazon Bedrock·Google Cloud·Microsoft Foundry에서 바로 쓸 수 있고, 모델 ID는 claude-haiku-5-5다.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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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와 함께 뭘 할까 고민하다가 뉴스레터를 만들었다.
이름은 ‘최소한의 AI 상식’.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PTtaQc6U34Gi8uPFHbADJKK7FBjpdro

Anthropic이 적자회사라고?

역대급 매출보다 적자에 주목해야 하는이유

stibee.com

 
 
스티비라는 툴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고, 무료 제약이 있어서 격주에 한번씩 받아보도록 했다.
 
이번 26-001호 주제는 딱 두 개다
하나는 "AI 가격이 왜 이렇게 빨리 내려가나",
다른 하나는 "그 밑에서 무슨 돈이 움직이고 있나".

만들어보니 참, 괜찮다.

클로드가 AI와 관련된 최신 뉴스에 대한 소식을 정리해주고, 이를 상식적인 선에서 풀어주는 부분이 좋았다.
AI로 어떤 제작을 할 때에는 최대한 검토를 하는 편인데, 
뉴스레터 편은 검토라기 보다는 내가 정보를 더 얻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521538
 
 
 
뉴스레터는 격주 월요일마다 발송할 예정이다.
다음 예정일은 19일에 발송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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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AI 뉴스는 한 단어로 요약하면 "성숙기 진입"입니다. 모델이 얼마나 똑똑한지 싸우던 국면에서, 이제는 돈을 어떻게 벌고(광고), 어떤 규칙을 따르고(규제), 어디가 터질 수 있는지(보안)로 전선이 옮겨 갔습니다. 실제로 이번 주 헤드라인은 대부분 그 세 가지 중 하나였어요.

개발자 입장에서 "그래서 나한테 뭐가 달라지는데?"가 궁금할 텐데, 그 관점으로 6개만 골라 정리했습니다.

1) ChatGPT에 광고가 붙기 시작했다

OpenAI가 이미지 생성 결과 옆에 노출되는 시각적 광고 형식을 발표했고(미국에서 이번 달부터, 초기 테스트 광고주 대상), 광고 측정·어트리뷰션·브랜드 적합성 도구도 함께 확장한다고 밝혔습니다.

  • 지금까지 "구독료 + API"로 먹고살던 구조에 광고라는 세 번째 수익 축이 들어옵니다.
  • 중요한 건 "광고가 붙는다"가 아니라 "AI 인터페이스 안에 상업적 의도가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챗봇의 답변이 중립적일 것이라는 전제가 흔들리기 시작하죠.
  • 개발자에게는 실무 포인트가 있습니다. 사내 도구·서비스에서 상용 모델 API를 쓸 때 "광고·추천 편향이 제품 신뢰도에 영향을 주는가"를 이제는 검토 항목에 넣어야 합니다.

2) '오픈웨이트' 진영이 반격했다 - Reflection 'Beam'

Reflection AI가 오픈웨이트 모델 'Beam'을 공개했습니다. 포지션은 명확합니다.

  • 중국 모델 대항마를 더 낮은 컴퓨트 비용으로 노린다.
  • 타깃은 기업과 국가(소버린 AI) - 자기 데이터로 자체 모델을 학습시키는 "AI 팩토리"를 판다.

같은 흐름에서 Anthropic은 지난달(9/22) 공개한 Claude Opus 5.5로 "성능은 최상위급인데 비용은 40% 낮췄다"는 메시지를 유지하고 있고, OpenAI는 GPT-6 패밀리 실전 가이드를 냈습니다.

정리하면 - "성능 경쟁"이 "성능 대비 비용 경쟁"으로 바뀌는 중입니다. 모델 선택 기준도 "제일 똑똑한 것"에서 "단위 비용당 결과가 좋은 것"으로 이동합니다.

3) 규제가 '코드'로 내려왔다 - EU 텍스트 워터마킹

OpenAI가 EU AI Act 대응으로 ChatGPT·Codex가 생성한 텍스트에 워터마크를 넣는다고 발표했습니다. 흥미로운 디테일:

  • 워터마크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이고, 탐지 도구 접근은 우선 연구자부터 개방한다.
  • 단, OpenAI도 인정하듯 텍스트를 편집하면 탐지가 어려워집니다.

이건 "규제가 문서가 아니라 시스템 코드로 들어온다"는 신호입니다. 앞으로 사내 AI 거버넌스 문서에 "생성물 표시(provenance) 정책"이 표준 항목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4) 에이전트 보안에 금이 갔다 - MCP의 구조적 문제

이번 주 가장 실무적으로 중요한 뉴스입니다. Ars Technica 보도에 따르면 에이전트 간 통신(agent-to-agent)에 쓰이는 MCP에서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났고, Google을 포함한 5개 조직이 이를 인정했습니다.

  • 공격 방식은 프롬프트 인젝션의 변종 - 네트워크 안의 에이전트 하나를 오염시켜, 그 에이전트가 다른 내부 에이전트에게 악성 지시를 퍼뜨립니다.
  • 즉 "에이전트를 연결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공격 표면입니다.

MCP는 이제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는데, 연결이 늘수록 신뢰 경계가 흐려진다는 겁니다. 에이전트를 붙이는 프로젝트라면 지금 당장 권한 최소화·도구 화이트리스트·에이전트 간 신뢰 검증을 설계에 넣어야 합니다.

5) 에이전트가 '일상'으로 내려왔다

기술 뉴스보다 체감이 빠른 쪽도 있었습니다.

  • Google Gemini "Call for Me": 비즈니스 통화를 넘어 개인 통화로 확장 조짐. "엄마한테 15분 늦는다고 전화해줘" 같은 예시가 발견됐습니다.
  • TikTok: AI 쇼핑 어시스턴트 + 원클릭 결제를 출시. 대화형으로 상품을 찾고 바로 결제까지.
  • HackerRank AI 면접관: 이미 50만 건 이상 면접을 진행.
  • Instinct: 친구들이 함께 쓰는 그룹채팅 속 AI 에이전트(계정 없는 친구도 초대 가능).

공통점은 "에이전트가 앱 안의 기능에서, 사람 사이의 중재자로" 이동한다는 것입니다. 채용·쇼핑·커뮤니케이션에서 AI가 중간에 끼어드는 게 기본값이 되어 갑니다.

6) AI가 처방전을 쓴다 - 책임의 경계

미국 유타주에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Nolla Health가 얼굴을 스캔해 여드름 심도를 분석하고 AI가 자동으로 처방전을 작성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기술적으로 대단하지만, 질문은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입니다. 진단·처방에 AI가 들어가는 순간, 의사·환자·개발자 사이의 책임 소재가 다시 정의돼야 합니다. 에이전트 자동화가 의료·금융처럼 고위험 도메인으로 갈수록 이 논쟁은 커질 겁니다.


그래서 이번 주, 개발자가 할 일

  1. 모델 선택 기준을 '비용 대비 성능'으로 다시 잡기 (오픈웨이트 후보 포함).
  2. 에이전트 보안 점검: MCP/툴 연결에 최소 권한·화이트리스트·검증 계층 추가.
  3. 생성물 표시(워터마크·provenance) 대응을 사내 정책 초안에 미리 넣어두기.
  4. 광고가 들어온 인터페이스에서 우리 제품의 신뢰 설계를 재점검.

이번 주 뉴스의 공통 메시지는 결국 하나입니다. AI는 이제 '성능'이 아니라 '운영'의 문제라는 것. 잘 만드는 것보다, 안전하게·지속 가능하게·책임 있게 굴리는 게 경쟁력이 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출처

  • OpenAI, "Our approach to EU text provenance rules" / "Building advertising for the way people use AI" / "A model guide for the GPT-6 family" (2026-10)
  • TechCrunch, "OpenAI launches visual ads...", "Reflection debuts Beam...", "TikTok rolls out an AI shopping assistant...", "HackerRank's AI interviewer..." (2026-10-05)
  • Ars Technica, "MCP for agent-to-agent comms may be the riskiest protocol you've never heard of" (2026-10-05)
  • The Verge, "Gemini Call for Me might tell your mom you're running late", "This startup is issuing AI-generated acne prescriptions" (2026-10-05)
  • Anthropic, "Introducing Claude Opus 5.5"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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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부터 가끔씩, 요즘 개발자들 사이에서 도는 얘기나 제가 직접 겪은 걸 짧게 정리해서 올려보려고 합니다. 첫 호 주제는 요즘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에요.

"AI 잘 쓰는 사람들이랑 안 쓰는 사람들, 진짜 차이가 나요?"

차이가 납니다. 근데 이상하게, 많은 사람이 "AI를 못 써서" 밀리는 게 아니라 "안 물어봐서" 밀립니다. 1년 정도 지켜보면서 느낀 차이를 다섯 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1. 검색부터 하지 않고, 일단 물어본다

예전엔 에러 메시지를 복사해서 검색창에 붙여넣었습니다. 이제는 맥락이랑 같이 AI한테 먼저 던집니다. "이 함수에서 이런 에러가 나는데, 우리 코드 스타일 고려하면 뭐가 의심돼?" 이런 식으로요. 검색은 정답을 찾는 일이고, 질문은 가설을 세우는 일인데, 후자가 훨씬 빠릅니다.

2. 코드를 짜기 전에 설계를 같이 한다

많이들 AI를 "코드 생성기"로만 씁니다. 근데 진짜 차이는 코드를 짜기 전에 납니다. 이 기능을 어떤 구조로 갈지, 예외는 뭘 고려할지, 나중에 뭐가 문제될지를 먼저 상의합니다. 대충 만들고 나서 고치는 것보다, 만들기 전에 10분 물어보는 게 훨씬 쌉니다.

3. 리뷰와 디버깅에서 AI를 '페어'로 쓴다

혼자 짜면 내 눈엔 다 맞아 보입니다. 그래서 짠 다음에 "이 코드에서 놓친 엣지 케이스 있어?" 하고 물어봅니다. 내가 만든 코드를 남이 봐주는 것과 비슷한 효과인데 시간은 몇 분입니다. 디버깅도 마찬가지. 로그를 붙여주고 "이 흐름에서 뭐가 이상해?" 하면 사람이랑 얘기하듯이 범위가 좁혀집니다.

4. 모르는 개념은 '설명'으로 먼저 배운다

새 기술이 나오면 문서부터 파는 사람도 있지만, 요즘은 먼저 큰 그림을 잡고 들어갑니다. "초등학생한테 설명하듯이, 근데 틀린 비유는 쓰지 말고" 하고 한 번 듣고 시작하면, 문서 읽는 속도가 달라집니다. 대신 AI 설명을 그대로 믿지 않고 공식 문서로 교차 확인하는 습관은 필수입니다.

5. 무엇을 자동화할지 판단하는 게 실력이 된다

이게 제일 큰 차이입니다. AI는 시키면 다 해주지만, "뭘 시킬지"는 사람이 정합니다. 반복되는데 규칙이 명확한 일을 골라서 자동화하는 감각, 요즘 제일 비싼 능력입니다.

한 가지 경고

AI를 많이 쓰는 사람이 더 조심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AI는 그럴듯하게 틀린 답을 잘 줍니다. 그래서 요즘은 "코드 잘 짜는 능력"보다 결과를 검증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못 쓰는 사람이 밀리는 게 아니라, 검증 없이 믿는 사람이 밀립니다.

이번 호 한 줄 요약

AI 때문에 밀리는 게 아니라, 안 물어보고 안 검증해서 밀린다.

다음 호 예고

다음엔 "AI한테 일을 맡길 때 자주 실패하는 패턴"을 다뤄볼까 합니다. 다뤘으면 하는 주제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되면 주변 개발자분께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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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강의 좀 해주세요"라는 연락이 처음 왔을 때, 솔직히 반가움보다 무서움이 컸다. 코드는 꽤 오래 짰지만, 누군가를 몇 시간 동안 가르쳐본 적은 없었다. 발표는 좀 해봤어도, 발표와 수업이 완전히 다른 장르라는 건 그때는 몰랐다.

어쨌든 해보기로 했다. 그 뒤로 강의가 몇 번 더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개발을 잘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다른 능력이라는 걸 자주 느꼈다. 오늘은 그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첫 강의는 거의 사고였다

나는 내가 아는 걸 최대한 많이, 최대한 정확하게 전하려고 했다. 슬라이드는 지식으로 꽉 채웠고, 용어는 하나도 빼먹지 않고 다 넣었다. 근데 끝나고 돌아온 얘기가 "좋은데 어렵다"였다.

그때는 "어려운 내용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겼다. 근데 그게 착각이었다. 문제는 난이도가 아니라, 내가 설명을 "내 기준"으로 하고 있었다는 거다. 나는 이미 아는 사람이라 어디서 막히는지를 모른다. 그 막히는 지점을 못 짚으면, 아무리 정확한 설명도 소용이 없다.

강의는 내 지식이 아니라 상대의 이해를 목표로 한다

개발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좋은 코드는 내가 짜기 편한 코드가 아니라 남이 읽기 편한 코드다. 강의도 똑같다. 내가 설명하기 편한 순서가 아니라, 듣는 사람이 이해하는 순서로 풀어야 한다.

이걸 깨닫고 준비 방식을 좀 바꿨다.

  • 슬라이드는 줄이고, 대신 "이걸 왜 배워야 하는가"를 앞에 둔다.
  • 용어는 처음 나올 때 한 줄로 풀어준다.
  • 예시는 실무에서 바로 겪는 상황으로 바꾼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반응이 확 달라졌다.

가르치면 내가 더 공부하게 된다

강의 준비에서 제일 무서운 건, 내가 대충 아는 부분이 다 드러난다는 거다. "이건 왜 이렇게 되나요?"라는 질문 하나에 얼버무리는 순간 끝난다. 그래서 강의 하나를 준비할 때마다, 평소엔 그냥 넘겼던 "왜"를 다시 파게 된다.

남을 가르치는 게 나를 가르치는 셈이다. 강의를 시작한 뒤로 개념을 더 또렷하게 이해하게 된 건, 공부를 더 해서라기보다 "설명할 수 있어야 하니까"였다. 설명 못 하는 건 아는 게 아니더라.

강단에서 제일 무서운 건 Q&A다

준비한 대로만 흘러가면 강의는 할 만하다. 문제는 질문이다. 슬라이드에 없는 걸 물어보면 머릿속이 하얘진다. 특히 임원분들 앞에서는 질문의 결이 다르다. "이게 실제로 돈이 되나요?", "우리 조직에 맞나요?" 같은 걸 묻는다. 정답이 없는 질문도 많다.

처음엔 모르는 걸 모른다고 못 해서 얼버무렸다. 근데 그게 더 안 좋다는 걸 몇 번 겪고 알았다. 지금은 이렇게 한다.

  • 아는 건 또렷하게, 모르는 건 "확인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짧게.
  • 답이 애매하면 "케이스에 따라 다르다"고 전제를 깔고 조건을 나눈다.

강단에서 정직한 게 실력보다 오래 간다. 이건 진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발자가 강의를 하면 남는 것

강의가 주는 게 부수입만은 아니다. 설명을 잘하게 되면 협업이 편해지고, 문서를 잘 쓰게 되고, 회의에서 내 의견이 좀 더 먹힌다. 남을 설득하는 모든 순간이 가르치는 일의 연장이라서, 강의에서 배운 게 일상 업무로 그대로 넘어온다.

그리고 뭣보다, 내가 아는 것들을 다시 정리하게 된다. 머릿속에 뭉쳐 있던 것들이 말이 되는 순간이 있다. 그 쾌감이 은근 크다.

마무리

강의는 결국 사람 머릿속을 디버깅하는 일이다. 어디서 막히는지 추적하고, 잘못된 전제를 고치고, 다시 돌려본다. 코드 디버깅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대상이 코드에서 사람으로 바뀔 뿐.

개발자라면 한 번쯤은 사람들 앞에 서볼 만하다. 잘할 필요는 없다. 나처럼 첫 판은 망쳐도 된다. 망치고 나면 다음 판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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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AI 비서를 붙여놓고 "알아서 해줘"를 외치다가, 한 번 크게 데이고 나서 정리한 내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AI 자동화는 "무엇을 자동화하느냐"에서 90%가 갈린다. 잘못 고르면 자동화를 만드는 데 든 시간이 원래 일보다 커진다. 이 글은 어떤 걸 맡기고, 어떤 걸 안 맡기는지 + 실제로 어떻게 굴리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1. 자동화의 함정: "만들다 지쳐서" 끝난다

처음엔 뭐든 자동화하고 싶어진다. 근데 써보면 두 부류로 나뉜다.

  • 한 번 만들면 끝없이 이득인 것 — 매주/매일 똑같이 반복되고, 규칙이 명확한 일.
  • 만들자마자 규칙이 바뀌는 것 — 예외가 많고, 매번 판단이 필요한 일.

두 번째를 자동화하면 100% 이렇게 된다. 자동화 만들기 → 예외 케이스 발견 → 또 고치기 → 또 예외… 무한 루프. 자동화의 대상은 "내가 지루해하는 일"이 아니라, "내일도 똑같이 할 일"이다.

2. 자동화하기 좋은 것 / 나쁜 것

내가 쓰는 판단 기준은 이 세 가지다.

  1. 반복성 — 주기가 있는가? (매일/매주/매월)
  2. 규칙성 — 결과가 정해져 있는가? (알림, 요약, 초안, 점검)
  3. 실패 비용 — 틀려도 되돌릴 수 있는가? (리마인더는 틀려도 괜찮지만, 결제/발송은 아니다)

세 개 다 만족하면 맡긴다. 하나라도 애매하면 사람이 최종 확인하는 구조로 둔다.

맡기기 좋은 예:

  • 정기 리마인더 (회의 준비, 마감, 청구서)
  • 주기 점검 + 결과 보고 (상태가 바뀔 때만 알림)
  • 초안 생성 (최종 발행은 내가)
  • 정리/요약 (긴 글, 회의록, 뉴스)

일부러 안 맡기는 예:

  • 외부로 나가는 발송/결제
  • 예외가 잦은 의사결정
  • 한 번 하면 끝나는 일 (자동화가 오히려 손해)

3. 실제 구성: 트리거 → 작업 → 보고, 3단 구조

자동화를 굴릴 때는 이 3단으로 나눠서 설계한다.

① 트리거 (언제)

  • 시간 기반: 매일 07:00, 매주 월요일 09:00 같은 스케쥴
  • 이벤트 기반: 뭔가가 바뀌었을 때 (파일 생성, 상태 변경)
  • 가능하면 정확한 시각이 필요한 건 시간 기반으로, 문맥이 필요한 건 이벤트 기반으로.

② 작업 (무엇을)

  • LLM이 필요한 작업(요약/초안/판단)과, 필요 없는 작업(집계/정렬/백업)을 분리한다.
  • LLM 호출은 돈이다. 규칙으로 되는 건 규칙으로 처리하고, 정말 언어/판단이 필요한 부분만 모델에 넘긴다.

③ 보고 (누구에게)

  • 항상 알림을 보내면 피곤하다 → 변화가 있을 때만 알린다.
  • 무시하면 안 되는 건 실패 알림. "조용한 성공, 시끄러운 실패"가 원칙.

이 3단만 지켜도 유지보수가 확 편해진다. 특히 ③에서 "변화 있을 때만"을 지키는 게 체감이 크다.

4. 실무에서 바로 쓰는 원칙 5가지

  1. 한 번에 다 자동화하지 않는다. 가장 귀찮은 한 가지부터.
  2. 실패를 조용히 넘기지 않는다. 실패는 알림으로 나오게.
  3. 두 번 이상 실패하면 멈춘다. 무한 재시도는 로그만 더럽힌다. (이거 진짜 중요하다 — 실패했으면 실패했다고 알려주게)
  4. 결과를 남긴다. 언제 무엇을 했는지 로그/PR/노트로 흔적을 남기면 나중에 "왜 이렇게 됐지"를 안 헤맨다.
  5. 자동화 자체를 점검한다. 만든 자동화가 아직 도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감시를 하나 둔다. (안 그러면 어느 순간 조용히 죽어 있다)

특히 3번, 나는 이걸 규칙으로 못 박아뒀다. 자동화가 2~3번 실패하면 반복하지 말고 멈추고 사람에게 알린다. 처음엔 "괜히 멈추네" 싶었는데, 몇 번 겪고 나면 이게 제일 마음 편하다.

5. 그래서 뭐가 좋아지나

자동화의 진짜 이득은 "일을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일을 기억하고 있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 리마인더를 안 외워도 된다.
  • 점검을 안 챙겨도 된다.
  • 보고서 골격을 안 짜도 된다.

머릿속에서 지워도 되는 일이 늘어나면, 그만큼 정작 집중해야 할 일에 쓸 에너지가 남는다. 나는 이게 체감상 제일 크다.

정리

  • 자동화는 "내일도 똑같이 할 일"에만. 지루한 일엔 쓰지 않는다.
  • 트리거 → 작업 → 보고 3단으로 설계하고, 보고는 변화 있을 때만.
  • 실패는 시끄럽게, 성공은 조용하게. 2~3번 실패하면 멈추고 알린다.
  • 한 번에 다 하지 말고, 제일 귀찮은 하나부터.

다음엔 실제로 돌리고 있는 자동화 하나를 골라서 구성이랑 삽질기를 풀어볼까 한다.


참고

  • 개인 사용 경험 정리 (특정 서비스 추천이 아닌 일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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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클로드 5.5 시리즈 소식을 정리했는데, 그 글 이후로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이거다.

"그래서 돈 내고 쓰는 입장에서 뭘 쓰면 되는데?"

모델이 Opus, Sonnet, Haiku, 그리고 Fable까지 있으니 고르기가 쉽지 않다. 2026년 10월 4일 기준으로 정리해봤다.

한눈에 보는 라인업

  • Claude Fable 5.1 - 최상위(프런티어) 라인. 입력 $10 / 출력 $50 (100만 토큰 기준). 컨텍스트 100만, 출력 128K. 속도는 느린 편. 캐시 읽기는 입력가의 2.5%.
  • Claude Opus 5.5 - 실사용 최고 성능. 입력 $4 / 출력 $20. 컨텍스트 100만, 출력 128K. 속도 보통. 캐시 읽기 5%(= $0.20).
  • Claude Sonnet 5.5 - 가성비 담당. 입력 $2 / 출력 $10. 컨텍스트 100만, 출력 128K. 빠름. 캐시 읽기 10%(= $0.20).
  • Claude Haiku 4.5 - 최저가/최속. 입력 $1 / 출력 $5. 컨텍스트 20만, 출력 64K. (Haiku 5.5는 아직 안 나옴)

참고로 Fable 5.1, Opus 5.5, Sonnet 5.5는 모두 지식 컷오프가 2026년 6월이고, "adaptive thinking"(스스로 생각량 조절)이 기본으로 켜져 있다. 사고 깊이는 effort 파라미터로 조절한다.

실무 기준: 이렇게 고르면 된다

1) 웬만한 건 다 Sonnet 5.5

코딩, 문서 작성, 요약, 일반 대화는 Sonnet 5.5로 충분하다. Opus 5.5의 절반 가격($2/$10)에 속도는 더 빠르고, 컨텍스트도 똑같이 100만 토큰이다. 기본값처럼 쓰면 된다.

2) 길고 복잡한 에이전트 작업은 Opus 5.5

코드베이스 전체 마이그레이션, 감사, 여러 단계를 거치는 자동화처럼 "오래 걸리고 실수하면 큰일"인 작업은 Opus 5.5가 낫다. 여기엔 숨은 장점이 있는데, Opus 5.5는 캐시 읽기가 입력가의 5%라서, 긴 컨텍스트를 반복해서 쓰는 에이전트/코딩 워크로드에서 체감 비용이 확 준다.

3) 진짜 최고 난도는 Fable 5.1

Fable 5.1은 가장 똑똑하지만 $10/$50으로 비싸고 느리다. "이건 어떻게 해도 안 된다" 싶을 때 카드처럼 꺼내 쓰는 용도다.

4) 단순 대량/저지연은 Haiku 4.5

분류, 추출, 라우팅, 짧은 요약처럼 "많이, 빠르게, 싸게"가 중요한 작업은 Haiku 4.5($1/$5). Haiku 5.5가 나오면 이 자리는 그걸로 교체하면 된다.

돈 아끼는 팁 5가지

  1. 프롬프트 캐싱을 켜라. 캐시 읽기는 입력가의 10%(모델별 2.5~5%) 수준이다. 같은 시스템 프롬프트나 문서를 반복해서 넣는 작업이면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2. 급하지 않으면 Batch API. 배치 요청은 기본가에서 50% 할인이다.
  3. effort를 낮춰라. Sonnet 5.5는 기본 high, Opus 5.5는 기본 medium이다. 단순 작업에서 굳이 최고 effort를 쓸 필요가 없다.
  4. Fast 모드는 정말 급할 때만. Opus 5.5의 Fast 모드는 최대 2.5배 빠르지만 입력 $8 / 출력 $40으로 두 배다.
  5. 작업별로 모델을 갈라 써라. 어려운 것만 Opus/Fable, 나머지는 Sonnet/Haiku로 라우팅하면 전체 비용이 크게 준다.

옮길 때 주의 (마이그레이션)

  • Sonnet 4.5는 2026년 11월 30일에 은퇴한다. 4.5를 쓰던 코드는 5.5로 옮겨야 한다.
  • Sonnet 5에서 Sonnet 5.5로 올라갈 때 깨지는 변경점 5가지: (1) 사고를 끄려면 disabled 대신 between_tools 사용, (2) 강제 툴 사용(tool_choice: any/tool)은 400 에러, (3) thinking 블록이 모델·대화에 묶임, (4) 예전 computer_20251124 툴 미지원, (5) advisor 툴 페어링 제한.
  • 급하게 안 옮겨도 되면 마이그레이션 가이드를 보고 천천히 옮기는 걸 추천한다.

정리

  • 기본은 Sonnet 5.5, 어려우면 Opus 5.5, 가끔 Fable 5.1, 대량 단순 작업은 Haiku 4.5.
  • 비용은 "모델 선택"보다 캐싱 + 배치 + effort에서 갈린다. 이 3개만 챙겨도 체감이 크다.
  • 파일럿으로 Sonnet 5.5부터 깔고, 병목이 보이면 그 부분만 Opus 5.5로 올리는 게 현실적이다.

다음엔 실제로 Opus 5.5와 Sonnet 5.5에 같은 작업을 시켜서 품질/비용을 비교해보는 글을 써볼까 한다.


참고 출처

  • Claude Platform 모델 문서 (Sonnet 5.5 / Opus 5.5 개요 및 비교표)
  • Claude Platform 릴리즈 노트 (2026-09-22 Opus 5.5, 2026-09-28 Sonnet 5.5, 2026-09-30 Sonnet 4.5 deprecation)
  • Introducing Claude Opus 5.5 (Anthro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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